"먹고 살기 힘들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요즘이다.

경제적으로나 정치,사회적으로 힘들다 힘들어.

올해 <베테랑>이나 <암살>이 천만 관객을 돌파한데에는 작품적 완성도와 더불어 답답한 현실의 사회적인 배경이 작용 했음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세월호 사건, 민주주의는 퇴보하고 오르기만 하는 세금과 고용 불안 등 대한민국의 답답한 현실속에 살고 있노라니 답답한 마음을 다른 곳에서 위안을 삼고 싶은 심리가 그렇다.

<베테랑>에서도 재벌 3세의 권력과 비리를 영화적으로 녹아 들이는데 성공하긴 했지만 사실 류승완 감독의 2010년작품인 <부당거래>때 이미 더 심도 있고 깊이 있게 권력계층의 부정부패, 검사와 스폰서 문제 등 정치, 사회적인 굵직한 이슈들을 날카롭게 담아 냈었던 바 있다.

<내부자들>은 권력과 깡패 그리고 언론의 유착관계를 통해 대한민국의 어둡고 더러운 치부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다. 작품마다 워낙 완성도 있고 대중적 인기까지 얻은 윤태호 작가가 드라마 <미생> 이후 야심차게 내놓았던 웹툰 <내부자들>이 영화화 된다고 했을때 기대반, 우려반의 심정였다.

한국 사회의 부정부패와 악행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다소 거칠고 잔인한 장면을 포함하고 있지만 생각보다 수위가 높지는 않다. 사실적인 묘사보다 오히려 사회성이 주는 메세지가 가슴을 무겁게 짓누른다.

권력의 늪에 빠져 허우적 대는 이들의 모습을 그려내려 하지만 그 동기나 사연에 있어서는 개인적인 ‘복수’나 ‘정의 실현’의 개념으로 소비되어 아쉽다.

영화상에서 자주 등장하는 ‘족보’ 없으면 배제 당하는 학벌주의 사회를 비꼬기는 하나 문제 제기에만 그쳐역시 사회적으로 확장하지 못하는 점 역시 아쉬움으로 남는다.

무난한 연출은 다소 밋밋할 수도 있는 느낌을 주는 부분도 있는데 제옷을 입은듯한 적절한 캐스팅과 배우들의 열연으로 그것을 상쇄해 내고 있다.

개인적인 사생활 문제로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았던 배우 이병헌은 "역시 이병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연기로 모든 것을 말하며 조승우, 백윤식 등의 배우들과의 시너지를 발휘하며 8일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의 약점을 극복하고 5백만명 관객을 돌파 했다.

관객들은 영화 <내부자들>을 통해 정의는 승리하는, 대한민국 현실에서는 쉽지 않은 말그대로 판타지를 통해 대리만족과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다.

하지만 권력자들은 여전히 견고한 기득권의 성 안에서 권력을 움쳐쥔채 대중을 조롱하고 있고 그 현실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병우 기자  i2dah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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